잠자리에서 겨우 일어났는데 어떤 소리가 들렸다. 틀림없는 툰드라 백조들의 소리였다. 밖은 아직도 어두웠으나 나는 창가로 달려가 창문을 활짝 열고 방충망에 얼굴을 돌려 귀를 기울였다. 백 마리나 넘을까 싶은 백조들의 우짖는 소리가 가까이 들리는가 싶더니 지평선을 향해 멀리 사라져갔다.
집을 나선 지 십오 분이 된 그 순간에 두 번째 군락이 내는 야생의 울음소리가 들렸다. 마치 내 머리 바로 위에서 나는 것 같았다. 고개를 들어보니 산봉우리를 이룬 구름 사이로 별들이 보였다. 그 맑은 새벽 하늘 갑자기 어디선가, 백에서 백오십 마리에 이르는 백조들이 아름다운 야성의 브이 자를 그리며 나타났다. 그 새들은 가까운 리조트의 조명을 받으며 어두운 하늘을 하얀 눈같이 수놓았다. 새들은 북동쪽을 향해 사라지면서 끊임없이 신비로이 우짖었다. 그 광경을 바라보는 사이로 별똥별이 새벽녘 하늘을 가로질렀다.
학교에 들어서는 아이들의 종종 걸음과 더불어 세 번째 무리가 몸체를 드러냈다. 날은 이미 환하게 밝았는데 아이들과 나는 서른두 마리의 백조를 함께 지켜보았다. 정말 대단한 1교시 수업이었다.